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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컵(a.k.a 피의 성배)을 구매하려는 여자를 위한 안내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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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컵(a.k.a 피의 성배)을 구매하려는 여자를 위한 안내서

트랜스마왕 2017. 12. 31. 16:10

생리대 2년, 탐폰 2개월, 생리컵 6개월. 도합 약 3년 경력의 10대 아다창련이 쓰는 생리컵(a.k.a 피의 성배)을 구매하려는 여자를 위한 안내서. 생리컵 찬양글은 아니고, 당신이 생리컵을 구매하려고 할 때의 절차를 아주 간소하게 정리해 단계별로 적어보았다.


참고로, 내가 소개하는 각각의 단계에 대해 더 세세한 점이 궁금하다면 Terrabozi님의 티스토리를 방문해 보길 바란다.


릴리안 생리대 1년, 바디피트 생리대 1년을 쓰다가 발암물질 논란 터지기 전에 재빠르게 갈아탄 사람이 바로 나다. 내 몸에 발암물질이 얼마나 쌓였을지 상상도 하기 싫군. 그리고 2개월 사용한 탐폰도 템포와 릴리안 탐폰을 번갈아 썼으니, 생리컵을 초이스한 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생리컵 구매하는 게 귀찮다고 해서 쉽사리 포기하지 말고 시도해 보자.



Step 1. 보지탐험


생리컵을 사려고 마음먹은 당신에게, 일단 차근차근 당신의 보지를 탐험해볼 것을 권한다. 보지 탐색, 전혀 어렵지 않다. 조심성이 많은 사람이라면 조금 머뭇거릴지도 모르지만. 나는 궁금한 건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워마드를 접하고 생리컵의 존재를 알면서 보지탐색을 시도해 봤다.


나는 10+n년을 살아오면서 내 보지가 어디 달렸는지, 어떤 구조인지도 제대로 몰랐다. 사회가 내게 궁금해하지도 말고, 그저 남자에게만 허용된 곳이라고 가르쳤기 때문이다. 내 몸의 일부인데도 말이다. 그걸 깨닫고 나서는 억울했다. 여자는 자기 몸의 일부인 자신의 보지를 야하고 수치스러운 것으로 생각하고, 그것이 오직 남자를 위해 존재한다고 세뇌당한다. 아니, 왜? 생식기가 부끄러운 건가? 그건 마치 꽃이 자기 암술과 수술을 부끄러워하는 것과 같다. 좆까라 그래.


자, 보지에 손가락을 넣어서 어떻게 생겼는지 만져 보라. 어떻게 휘어 있는지, 어느 방향으로 향하는지. 무턱대고 꾹꾹 넣지 말고ㅡ그러면 아프니까ㅡ 조금씩 밀어 넣으면서 이리저리 움직여보고 질벽을 따라가보자. 그러다 보면, 주름진 벽과 다르게 매끈하고 동그랗고 중간에는 푹 꺼져 있는 자궁경부를 만나게 될 것이다. 안 만난다고 놀라지 말자. 당신의 포궁이 높은 거다.



Step 2. 포궁 길이 재기


보지탐험을 시도해보았다면, 월간피바다 기간 중에 포궁의 길이를 재 보자. 중지손가락을 기준으로 손가락이 거의 다 들어갔을 때 포궁경부를 만난다면 보통 포궁. 그것보다 짧으면 낮은 포궁, 포궁경부를 못 만난다면 높은 포궁이다.


월간피바다 기간에 재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포궁경부가 늘 그 자리에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나만해도 포궁경부의 높이가 들쑥날쑥하는 판이다.



Step 3. 생리컵 고르기


자 이제 생리컵을 고를 때가 되었다. 알려진 생리컵은 무척 많으니까 자기 취향에 맞게 고르도록 하자. 하지만 초심자라면 뭘 골라야 좋을지 노심초사하는 게 정상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우선 초심자는 생리컵을 넣는 것 자체가 힘들 수 있다. 생리컵을 접은 상태로 밀어 넣어야 하는데, 생리컵은 펴져야 제몫을 다하는 물건이니만큼 탄성이 있다. 손 힘이 강하지 않고, 생리컵을 넣는 게 걱정된다면 말랑말랑한 컵을 고르는 걸 추천한다. 단, 말랑말랑한 컵은 단단한 컵보다 정혈이 새기 쉽고 질 내에서 덜 펴질 수도 있음을 주의하자.


생리컵을 빼낼 때도 고려해 보자. 생리컵을 넣고 빼는 게 귀찮다면 밸브형 생리컵을 구매할 수도 있다. 또 손가락이 미끄러지는 게 염려된다면 끝에 스틱이 달려 있는 컵이 아니라 고리나 볼이 달려 있는 컵을 구매하면 된다. 메루나나 페미사이클이 대표적인 예.


생리컵을 구매할 수 있는 경로도 주시할 것. 보통의 생리컵들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국제 배송이 가능하지만, 아닌 브랜드도 있다. 그럴 때는 국제 배송이 가능한 생리컵 쇼핑몰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아마존 이용도 가능하나 배송대행지를 이용해야 한다는 걸 명심하자.



Step 4. 주문 후 기다리기


해외 배송이니만큼 오래 기다려야 한다. 나의 경우는 생리컵 쇼핑몰에서 구매해서 국제 택배 배송사의 홈페이지에 송장번호를 검색해 어디까지 왔는지를 대강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해당 아닌 경우도 있을 테니,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자. 한 달, 길게는 두 달을 기다리는 사람도 존재하니까.



지금까지 생리컵을 구매하려는 여자를 위한 안내서였다. 여성들이여, 피의 잔을 한번 써보자! 어떤 생리용품이 자기한테 맞는지는 써봐야 아는 법 아니겠는가. 한 번 사는 인생에서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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